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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구현하는 극초고속 계산 기계

  • 조회. 748
  • 등록일. 2022.03.10
  • 작성자. 대외협력팀

 

테이블에는 손톱만큼 작은 금빛 반도체가 놓여 있었다. 반도 체 안에는 전기가 아닌 빛이 돌아다니는 길이 그려져 있었다. 이처럼 빛이 신호를 전달하는 반도체를 광반도체라고 하고, 광반도체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분야를 ‘실리콘 포토닉스’라고 부른다. 한상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는 여기에 미세 조절이 가능한 ‘멤스(MEMS)’ 기술까지 더해 자연모사 방 식의 극초고속 계산기, 드론, 자율주행차 등 이동체 간의 장거 리 통신에 적합한 광스위치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연구의 키 워드는 지능”이라며 “지능을 구현하려면, 서로 정보를 주고받 을 수 있어야 하며, 정확하고 빠른 연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연을 흉내 내어극초고속 계산을 가능케 하다."

한 교수는 어려서부터 수학과 물리학을 좋아했다. 전기공학자 가 된 지금도 연구에 물리학이나 수학에서 다루는 이론을 많 이 쓴다. 한 교수는 “자연현상을 물리학을 이용해 단순화하면 수학적으로 ‘동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난제를 변환해 문제를 해결한다”라고 설명했다. 가령 자석 여러 개를 책상 위에 두면 자석들은 순식간에 자 기장의 방향을 찾아 움직이며 상호작용한다. 이런 자석의 최 적 움직임은 컴퓨터로도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자석이 50개 만 돼도 자석이 배열되는 경우의 수는 250(약 1000조)로, 아무 리 성능 좋은 슈퍼컴퓨터로도 정확한 해를 구하기 힘들다. 그 런데 자석 50개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몇 초 안에 문제가 스 스로 풀린다. 그리고 자율주행 경로탐색, 염기서열 분석 등 실 생활과 밀접한 최적화 문제가 이런 자석 문제와 수학적으로 동 치다. 자석의 움직임을 빠르게 모사하는 기계가 있다면 문제 를 쉽게 풀 수 있다. 이런 기계를 ‘아이징 머신’이라고 부른다. 아이징 머신은 드론, 자율주행차 등 최적화 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드론 택배가 50 개의 물건을 배달한다면, 설계자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드 론이 움직이는 최단 거리를 찾을 것이다. 한 교수는 “현재 슈 퍼컴퓨터로는 정확한 계산이 힘들어 근사치를 찾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며 “이를 자석 50개의 움직임을 모사하는 아이징 머신 문제로 대응하면, 몇 초 만에 최적의 경로를 찾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아이징 머신을 반도체 수준에서 구현하는 연구 를 하고 있다. “작은 공간에서 구현할수록 더 많은 경우의 수 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다”며 “반도체 안에서 자석의 움직임 을 빛에 대응시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도 받았다. 아이징 머신은 양자컴퓨터와도 구조적으로 흡사하다. 이 원리를 이용해 빛으로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수도 있다는 뜻 이다. 실제로 현재 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양자정 보연구단과 협업해 빛을 이용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광섬유 없이도 광통신 가능"

기존 아이징 머신은 수 km의 광섬유를 이용해 구현했다. 한 교수는 박사과정 당시 광반도체에 멤스를 결합하는 기술을개발했다. 반도체 속 빛의 경로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광반도체에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200분의 1 정도로 가는 광 섬유 가닥이 깔려 있다. 멤스 기술을 이용하면 이 광섬유를 반 도체에 구현해 빛이 흐르는 길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자석들에 대응되는 광회로를 초소형으로 구현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이 기술로 광섬유를 다발로 사용하지 않고도 광통신이 가능한 광스위치를 개발했다. 광스위치는 회선을 서 로 연결시키는 일종의 ‘전화국’ 역할을 한다. 실리콘 포토닉스 멤스 기술로 광섬유를 직접 움직인 덕분에 훨씬 더 빠르게 많 은 회선 재배치가 가능해졌다. 자율주행차, 라이다(LiDAR), 우 주 광통신 등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에 광통신 분야 최대 학회인 2021 OFC에서 ‘탑스코어드 페이 퍼(학회 선정 상위 10% 논문)’로 선정됐다. doi: 10.1364/OFC.2021. F4A.3 한 교수는 올해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광학회 ‘클레오(CLEO)’에 발표자로 초청됐다. 그는 스스로를 ‘엔지니어’라고 잘라 말했다. 한 교수는 “실 생활에 유의미한 기술을 개발해 상품화하는 것이 엔지니어의 본분”이라며 “5년 내에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전 외에 직접 창업할 의향도 있다”는 포 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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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혜인 기자
사진 : 장춘구

과학동아 2022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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